은빛사연 2010. 8. 31. 20:26

수면바람

 

                      문촌. 윤덕규

앞 뒤 틔인 문으로

통하는 바람이 상쾌하다

 

온몸에 건더기를 휘감아

기분 상하게 하던 바람은

분명 아니다

 

한참을 뒤척이며

시계를 바라보고

또 한참을 뒤척이다

시계를 바라보며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더욱 잠 못 이루게 하던

바람과는 분명 다르다

 

문명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볼과 귀를 스치는

천연 그대로의 바람이

나를 잠들게 한다

 

어제는

그렇게 편안한 잠을 이뤘다

 

(201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