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사연 2010. 8. 31. 20:29

             인고(忍苦)

 

                                           문촌. 윤덕규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면

밝은 희망의 빛이 반겨 주리라는 사실을 알기에

어둠과 고통 마저 즐거운 노래로 조물조물 반죽한다

 

건조하고 퍽퍽하던 고통의 분말이

살짝살짝 물 뿌리고 사랑의 노래를 더해

조물조물 손가락의 반주를 가미하면

어느새 말랑말랑 탄력있는 뽀얀 희망의 반죽이 된다

 

희망의 반죽으로

수제비도 만들고, 칼국수도 뽑고

내 식욕이 부르는 대로

풍성한 식탁을 진열한다

 

풍성한 식탁에 진열된 맛갈난 음식들이

처음엔 모두 메마르고 건조한 분말이었다

 

(2010.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