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0월 8일,
일본의 예비역 중장 ‘미우라’가 이끄는 낭인 무리들이 궁에 침입한다.
일본인 조폭들은 명성황후 민자영을 호위하던 궁녀들을 닥치는 대로 죽인다.
“내가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민자영이다.”
일본인들의 총칼의 위협에도 황후 민자영은 조금도 흔들림 없었다.
황후로서의 위엄이 있다.
피투성이가 된 호위무사 무명이 비틀거리며 들어선다.
일본인들과의 또 한 차례 혈투를 벌인다. 명성황후 앞에서 수많은 일본인의
총을 맞으면서도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무명이다.
무명은 총을 맞으면서 자신의 목숨을 다 할 때까지 황후 민자영을 지키려는 애를 쓴다.
그 모습은 너무 멋있고 가슴 시렸다.
명성황후 민자영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던 그녀이다.
그녀는 일본인 총 맞은 무명을 감싸 안으며 쏟아지는 피를 막아보려
안간힘을 쓴다. 일본인들의 칼이 국모 민자영을 난자한다.
그는 사랑하는 무명의 곁에 쓸러진다.
두 사람은 불길에 싸이는 것으로 영화 장면은 끝난다.
이 라스트 신에서 황후 민자영의 눈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사랑하는 무명에 보내는 황후 민자영의 은근한 눈길 또한 지울 수 없다.
한 나라의 국모이기 이전 죽음 앞에 선 한 인간,
여자로서의 명성황후와 그녀를 향한 가슴 시린 무명의 사랑이 배어난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영화는 그 누구도 지켜주지 못하였던 명성황후를
죽음의 순간까지 지킨 호위무사 ‘무영’의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역사가 지켜주었어야 할 인물, 명성황후 민자영.
아무도 지켜주지 못한 그녀를 지킨 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로운 삶을 살다간 그녀에게 여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진실한 사랑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김용균 감독이 말한 제작의도이다.
단순히 명성황후를 둘러싼 역사를 넘어 그녀가 느꼈을 감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한다. 역사적 사실과는 너무 다른 스토리 전개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같이 들렸다.
호위무사 무명은 사랑하는 명성황후 민자영을 지키기 위해 홀로 일본군을
기다린다. 명성황후 민자영이 직접 지은 갑옷을 입고서.
"가서 내 며늘 아기를 지켜라!"
흥선대원군의 오른팔 뇌전은 흥선군의 명령을 받고 무명과 합류해
일본인들에 맞서 싸운다. 대원군이 오른팔 뇌전을 보냈다는 일이 의아하다.
뇌전이 그와 합류했다는 것 또한 사실과 맞지 않는다.
민자영은 고종과 결혼을 한다. 운현궁 노안당 현판이 나온다.
" 나에게 그대는 벗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신하도 아니고 ..
허나 말을 잘 통하는 어진 사람이 생겼다 생각하겠소."
신혼 첫날 밤 고종은 이런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버린다.
임오군란이 일어난다.
명성황후 민자영은 호위무사 무명과 함께 장호원으로 피신한다.
그녀는 외국 옷을 입고 도망을 간다. 거기서 둘은 아주 가까워졌다.
"나는 이 나라의 왕비입니다..그런데 시아버지가 나의 어머니를 죽이고
성난 폭도들의 사냥감으로 던져주다니요.."
가장 인상에 남는 황후 민자영의 명대사이다.
그의 부모와 오라버니는 선물로 위장한 폭발물에 희생된다.
그 폭발물은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남편인 고종과의 베드신이 리얼하게 나온다.
정신적인 연인인 호위무사와의 베드신을 상상하는 오버래핑을 한다.
흥선 대원군은 고종을 조선의 왕으로 옹립하고
외척을 배재하기 위해 민자영을 고종의 배필로 삼게 한다.
사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던 민자영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즐겨 가셨던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가기 위해 나룻터로 나간다.
소녀 민자영은 그 소년에게 배를 띄울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소년은 소녀를 한눈에 좋아하게 되었고
어색함을 무안함을 어떻게 하든 없애려고 애를 쓴다.
그 마음을 알아 버린 소녀는 그저 미소를 짓고만 있다.
바다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바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소녀는 소년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 준다.
소년은 '자영' 이라는 이름 듣고 주위에서 붉은 꽃을 꺾어서 자영에게 건넨다.
그리고 자영은 소년에게 말을 했다.
소년은 자신만이 아는 곳으로 자영을 데리고 갔다.
" 이 새알은 태어나 몸에 묻은 물기만 털어내고 어미의 품을 떠나..
나는 그것이 용감하고 씩씩해 보여.."
그 소년은 소녀에게 말을 했다.
그렇게 소녀와 소년은 만남을 가지게 되고..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자영은 소년에게 고맙다고 사례를 하려고 했으나 소년은 거절을 한다.
그리고 사례 대신 자영의 댕기를 달라 말한다.
무명은 자영을 보자마자 한눈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의 어두운 앞날을 체감하는 민자영의 옆모습을 보며 정 줄을 놔버린다.
그 소년의 어머니는 천주교 박해때 사형당한다.
그는 두려워하던 어머니를 지키고 싶어도 지킬수 없었다.
마지막 어머니 모습이 늘 괴롭혔다. 소녀에게서 '두려워하는 모습'을 읽었다.
그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한다.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했던 그들의 사랑이다.
무명은 을미왜란 때 광화문에서 전사한 홍계훈 장군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오는 8일 장충단 공원 장충단비 앞 광장에서는 홍계훈 이경직 장군 등
을미왜란때 순국한 장졸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올해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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