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내삶의흔적들

해빙 --- 천지일보

은빛사연 2011. 2. 27. 21:10

서정문학 詩향] 해빙- 윤덕규 
2011년 02월 27일 (일) 11:18:26 뉴스천지 newscj@newscj.com

해빙


   
▲ 문촌 윤덕규

장벽처럼 두꺼운 단절의 시간 넘어
어느새,
가벼운 깃털 바람 타고 나부낀다

바람과 볕의 하모니로
답답한 가슴,
짓눌린 무게 걷어내니
그 속엔 아름다운 노래가 있었다

귀를 열어 팽창의 소리를 듣는다
간지러운 소리 달팽이관 타고
가슴에서 공명의 울림으로 메아리친다

웅크린 마음
기지개 한 번 크게 켜면
닫혔던 문 활짝 열리고

   

문밖에선 우주가 환한 미소를 보낸다

한걸음 나서면
푹신한 발밑의 감촉
걸음 소리마저 사르르 녹는다

멀리서 올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그 손님 벌써 와 문밖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윤덕규 시인 이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아카데미(2기)수료

고려대학교 최고지도자과정 수료 

한국서정문학 작가협회 부회장
남양주문화원 사무국장 역임


시평
장벽처럼 두꺼운 겨울잠에 든 모든 것들은 대지와 호흡하며 결코 순탄치 않을 바깥 세상이 해빙되기를 기다린다. 이 시의 메세지라 할 해빙은 기지개 한 번 크게 켜면 세상이 활짝 열리는 오케스트라 보다 장엄한 봄이 오는 소리요, 살짝 속살 내민 생명들의 환한 미소다. 요즘 물가고와 전세대란, 구제역,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이란 얼음장에 빠져버린 서민들의 팍팍한 삶이 해빙되기를 바라는 시인의 간절한 마음이기도 하다. (최주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