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나의포토에세이

[스크랩] 도심에서 불과 20~30분 거리....

은빛사연 2012. 9. 11. 23:25

북적되는 도심에서 불과 20~30분 거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다.

도심을 살짝 벗어난 곳에 사는 나에게는 더더욱 가까운 곳.

하지만 생활에 좇겨 보물보다 소중한 이러한 자연을 옆에 두고도 누리지 못하고 살았으니...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날씨에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감지 했을뿐

자전거를 타고나가도 좋고, 조금 일찍 서둘러 걸어서도 갈 수 있을법한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의 정원을 나는 너무 등안시 했었다. 

 

 

 

 

팔당호의 잔잔한 물결이 눈물나게 아름답고,

강변의 작은 돌들이 보석보다 아름다운것을

강녘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풀과 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거다.

 

 

뱀의 추적을 피해 강물로 뛰어든 개구리의 갑작스런 출현.

그래도 뱀이 추적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내 앞으로 폴짝대고

다가오는 개구리의 눈망울이 불쌍해 보였지만

이내 그것은 내가 처한 지금의 내 신세로 오버랩 되었다.

개구리가 불쌍한게 아니고

뭔지도 모르고 쫒기고 또 쫒기는 내가 불쌍한 거였다.

 

 

저들보다 더 치열한 생존경쟁의 틀에 내동댕이쳐저

숨막히게 살고 있는 내가

지금 저 개구리 신세보다 낳을건 또 뭐가 있을까?

 

그저 말 없이 수 천년을 변함없이 흐르고 있는 강물이

의연하고 묵직하게 가슴을 씻어내린다.

 

 

누군가가 강가의 조망대 계단에 만들어 놓은

강에서 뭍으로 걸어나오는 발자국 형태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다산문화제 덕분에 성큼 다가온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정말 오랫만에 잠시 나를 돌아보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됨을 감사히 생각한다.

 

200 여년 전 다산선생도 바로 이 곳에서 사색을 즐기지 않았을까?

 

한걸음 한걸음 선생께서 걸었을 법한 자리에

지금은

곡절 많은 생을 살며 그분이 남기신 귀한 글들이 

발자취를 대신하고 있다.

 

 

출처 : 서정문학
글쓴이 : 文村..윤덕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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