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 文村.. 윤덕규
바람은 네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새들도 단지 네 옆을 지나갔을 뿐이다
하지만 넌 무심히도 식솔들을 내 치는구나
어제도 보았고 그제도 보았다
철커덩 철커덩 기차가 지날때도
넌 분명 오늘 같은 가장은 아니었다
아무도 안볼 줄 알았지만
나는 너를 보고 있었다
다른 날은 식솔들이 널 떠나는 줄 알았는데
오늘보니 네가 식솔들을 내치는구나
느낌조차 없는 작은 바람에 와르르 떨구는 잎새
작은 새의 날갯짓에 또 다시 와르르
하지만 나는 분명히 보았다
바람은 네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새들도 단지 네 옆을 지나갔을 뿐이다.
(2009. 1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