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진주/좋은글, 좋은그림

낙엽(구르몽)

은빛사연 2010. 10. 23. 23:46

낙엽(落葉)


레미 드 구르몽


시몬, 나뭇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소리가.

낙엽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애잔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려져 땅위에 구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날리며 낙엽은 나직이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소리가.

발로 밟히면 낙엽은 영혼의 소리로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와 여인의 옷자락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소리가.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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