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비밀 / 문촌. 윤덕규
어느 따사로운 날에
이마를 질끈 동여맨 무명 수건에는
진한 땀방울이 한 방울 한 방을 스며 흥건해 지고
간간히 부는 바람은
거친 숨소리에 압도되어 기 한 번 펴보지 못하고
스치듯 숨죽여 꽁무니 뺀다.
주춧돌보다 단단하고 묵직한 석공의 손등에는
원석에서 떨어져 나온 석편가루가 뽀얗게 쌓이고
현란한 대목장 손길이 지나간 장송에는
치밀한 기하학의 도형들이 만들어진다.
장엄한 장인들의 연장소리는
천상의 멜로디 되어 천년의 시공으로 퍼지고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어준
돌과 나무와 흙의 희생은 영원한 세월을 얻었다.
꽃향기 가득한 날엔
시가 되고 그림이 되어 풍류객 술 마중 하고
달빛 잔잔한 날엔
수줍은 처녀 총각 가슴 떨리게 했다.
비 내리는 스산한 가을
찾아오는 손님 없는 누각에는
오늘도 바람과 낙엽이 달가닥 바사삭 거리며
밀애를 즐기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긴 세월을
그런 즐거움도 없이 버텨내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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