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내삶의흔적들

서정문학 여름모꼬지 후기

은빛사연 2010. 8. 24. 13:00

 

<2010 여름 모꼬지 참석자 전원>

 

 

지난 8월 21~22일 1박2일간의 '서정문학 여름 모꼬지' 를 동행 취재했다.

금년 여름 모꼬지는 2009년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을 수상한 '공광규 시인'과 함께 하는 자리여서 더욱 뜻깊었던 자리였다.

이 날 처음 참석한 김성희 시인은 - "사람은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임을 느꼈다." 고 소감을 밝혔다.

그럼, 지금 부터 '2010년 공광규 시인과 함께하는 여름 모꼬지' 를 소개하기로 한다.

 

 청평으로 가는 도로는 빼곡히 들어선 막바지 피서객들의 행렬로 몸살을 앓았지만,

먼저 도착해서 식사를 준비하는 분주한 손길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겨운 얼굴들이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속속들이 도착했고

종로에서 5시간만에 도착한 일행들을 마지막으로 맞이하면서, 삼겹살 파티로 본격적인 모꼬지 행사에 들어갔다.

 

< 서정식구들을 위한 고마운 손길의 주역들 >

 

 

이 날 진행에는 모꼬지의 총괄 책임을 맞은 서정문학 윤덕규 사무국장이 그 만의 능숙하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이끌었으며,

초대 된 통키타 가수의 반주에 맞춰 뽐내는 서정인들의 노래 솜씨 또한 일품이였다.

그 중에 가장 눈길을 끈 회원은, 멀리 제주도에서 미역이며 밀감을 잔뜩 싸들고 온 '최옥근' 시인 이였다.

최옥근 시인은 가족들도 모르는 본인의 가무(歌舞)에 스스로도 놀랐다며 무대위에서와는 사뭇 다른 부끄러운 웃음을 짓기도 했으며,

시낭송에서도 단연 돋보인 인물로서 1등의 영예를 거머쥐기도 했다.

 

<최옥근 시인 수상 장면>

 

 

또한, 그 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김영환 작가' 의 노래 하는 모습에 아낌 없는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껏 즐거운 오락시간을 갖은 뒤 이어진 '공광규 시인'의 시 창작 강의에서는 진진한 모습들로 창작 열정을 불태우는 시인들의 표정들을 엿볼수 있었다.

 

<공광규 시인의 시 창작 강의 모습>

 

 

  첫 날의 공개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부의 회원들은 새벽이슬 내린 길을 삼삼오오 걸어가 초록의 강물속에 몸을 적시며 유쾌한 물놀이 시간을 갖었다. 광양에서 참석한 환갑을 훌쩍 넘기신 '정성자 시인' 의 소녀같이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 박장대소 하며 청평호가 떠나가라 웃어댔던 성영희, 차영미, 윤덕규, 표천길, 남상효, 류금선 시인은 강물에서의 놀이를 끝내고 돌아와서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마음으로 펜션안에 마련된 풀장에서 남은 에너지 마저 모두 쏟아내며 한 동안 물속에서 공놀이를 즐겼다.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모꼬지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이 자리에 누웠는데, 불을 끄고서도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 나오는 우스게 소리에 까르르 웃음을 짓느라 쉬이 잠에 들지 못했다.

 

 

 

 

 부지런한 '안진훈 시인'은 간 밤 미처 정돈 되지 못한 자리를 말끔히 치우고 회원들의 아침식사를 앞서 준비하였고, 자신의 일처럼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차영미 시인을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고마움덕에 모두들 맛있는 식사로 배를 두둑히 채웠다.

 모꼬지 마지막 프로그램이였던 "보물찾기" 에서는, 금년 2월에 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정년퇴임을 하신 '행전 박영환' 수필가 이자 시인이 가장 먼저 찾아내며 미소를 지었고, 꽝을 뽑은 회원들에게도 상품이 하나씩 손에 들려지며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모꼬지를 마치며 묻는 소감에서 유성녀 시인은 - " 자연, 그 자체인 이곳 청평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 밝혔고, 서정문학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표천길 시인은 - " 집 나오면 개고생 이다. " 라고 뼈 있는 농담을 하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박영환 시인은 버스편으로  이동하면서 꽉 막힌 도로에서 생리현상을 참지 못한 여자 시인들의 양산을 펴고 노상방뇨한 에피소드를 귀띔해 주어 한바탕 크게 웃게도 하였다.  한 편, 김호천 시인은 이른 아침 산책길에 바라 본 안개 피어 오르는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웠노라고 시인의 감성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의 총괄 책임자인 윤덕규 사무국장은 본인이 하는 사업의 개업준비와 행사준비가 겹쳐져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는 심경을 밝히며 그럼에도 알차게 준비되어 끝까지 탈 없이 행사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임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한, 앞으로는 점차적으로 모꼬지 개최지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것임을 알렸다.

 서정문학 작가회의에서 주관한 2010 여름 모꼬지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 손을 마주 잡고 건네는 인사에 끈끈한 그들의 문우애가 느껴졌다.

 

 설레임의 분량을 다 채우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다소 아쉽기도 했지만, 한 번 스쳐가고 말 단순한 떨림으로 마주하는 그들이 아니기에 가슴에 또 하나의 정(情)으로 기억될 수 있는 서정인들과의  인연이 고마웠다.

 문학이라는 매개물로 엮어진 서정인들,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맛과 향이 어우러지고 자연이 양념으로 버무려져,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추억하나 만들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

 

 

                                                                                                            글     김은진

                                                                                                            사진  김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