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모임으로 주말이 바빴던 덕분에 일요일 아침이 분주했다.
경기도 실학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추사 김정희의 묵적을 찾아서" 라는 테마로 실시되는 역사 탐방프로그램에
문화원 향토사연구회 동아리가 참가하기로 되어있는 아침이었다.
8시30분에 남양주문화원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눈을 뜨니 벌써 시간은 출발 예정시간이 넘어서 있는것이 아닌가...
부랴부랴 서둘러 씻는둥 마는둥 치장을 끝내고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문화원으로 향했다.
9시를 살짝 넘겨 버스에 올라타고 무조건 죄송하단 말로 인사를 대신하면서 버스를 출발 시켰다.
다른 일행과 만나기로 되었있는 중앙박물관에 도착한 시간은 9시40분, 다행이 집결시간인 10시를 넘기지 않고 조금은 여유있게 도착하니 그나마 미안함에 내내 불편했던 마음도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실학박물관 양상훈 선생의 안내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 이동국선생의 설명을 들으며 추사 중앙박물관, 예술의전당 특별전의 사전관람까지 하며 추사 김정희 선생의 예술의 세계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추사선생의 생가터인 과천의 과지초당과, 작고하시기 3일 전에 마지막 유작으로 남기셨다는 봉인사의 판전(板殿) 현판에 얽힌 사연과 의미를 되새기는 일정을 끝으로 답사일정을 마치고 다시 중앙박물관에 일행을 내려주고 처음 출발했던 문화원 앞으로 돌아왔다.
도착 직전 경춘선 전철 개통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조금은 이른 시간인 듯 싶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경춘선 열차에 대한 아쉬운 추억도 만들 겸 나는 열차를 타고 춘천에가서 닭갈비에 소주 뒤풀이를 제안했다. 역시 향토사연구회 동아리 답게 흔쾌히 승락하여 버스를 보내고 각자 타고온 승용차에 나눠 탄채 사릉역으로 향했다. 그렇지 않아도 운행이 중단될 열차를 타지 못하는게 아쉬웠던 참인데 이렇게 우연치 않은 기회가 왔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릉역에 도착하여 열차 시간을 확인하니 대략 한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다음 열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시험운행중인 새로운 상행선 전동차가 사릉역에 멈춰서더니 몇 사람이 차에서 내리는것이 목격 되었다. 사릉역 명예역장인 이창수 문화원장이 이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들이 운행전 최종 점검차 역을 둘러보기 위해 나온 코레일 수도권동부본부장과 본부장을 수행하고있는 경영전략차장임을 알고 우리의 뜻을 이야기 하니, 곧 시험운행 전동차가 도착할 것이니 그 차량을 탑승하게 해 준다는 뜻밖의 권유로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전동차를 사전에 탐승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잠시 뒤 시험운행용 전동차가 도착하여 우리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춘천행은 전동차로 이동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은 기존 열차를 이용하기로 합의하고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