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바람구멍

은빛사연 2011. 1. 19. 21:51

        바람구멍

                        문촌..윤덕규

 

기억 저편 아득한 곳에

겨울바람처럼 싸~한 그리움 하나

 

꼭꼭 닫아도 창호지 하나로는

매서운 겨울을 가리지 못했고

초저녁 어설픈 군불로는

긴긴 겨울밤을 녹일 수가 없었다

 

머리맡 대접 물이 꽁꽁 얼어붙고

코끝에 전해오는 찬 기운은

나를 자꾸만 이불 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오줌보에 가득 찬 욕구가

나의 새벽잠을 설치게 한다

 

검정 이불 하얀 홑청의 버석대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뒷간도 멀어 방안의 요강으로 달려가면

아뿔싸 벌써 넘칠 지경이다

 

분명 고통이었지만

그 시절이 그립다

나를 잠재우고 깨워주던

문풍지 소리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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