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구멍
문촌..윤덕규
기억 저편 아득한 곳에
겨울바람처럼 싸~한 그리움 하나
꼭꼭 닫아도 창호지 하나로는
매서운 겨울을 가리지 못했고
초저녁 어설픈 군불로는
긴긴 겨울밤을 녹일 수가 없었다
머리맡 대접 물이 꽁꽁 얼어붙고
코끝에 전해오는 찬 기운은
나를 자꾸만 이불 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오줌보에 가득 찬 욕구가
나의 새벽잠을 설치게 한다
검정 이불 하얀 홑청의 버석대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뒷간도 멀어 방안의 요강으로 달려가면
아뿔싸 벌써 넘칠 지경이다
분명 고통이었지만
그 시절이 그립다
나를 잠재우고 깨워주던
문풍지 소리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