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섬 속의 섬 차귀도
제주 날씨는 기온 21도에 바람 한 점 없이 정말 맑고 쾌청하여 날씨 까지도 우리 일행을 반겨주는게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도 스치는 모든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 없고 차창 밖으로 제주의 푸른바다와 수평선이 그동안 일에 찌들었던 서울에서의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하게 정화시켜 주었다.
부두에 도착하니 이번에도 역시 뱃시간이 촉박하여 서둘러 현수막을 펼치고 기념사진 몇 장 찍고서는 곧바로 차귀도행 배에 승선하여 선장의 간단한 주변 설명을 들으며 차귀도로 향했다.
차귀도는 부두에서 육안으로 충분히 건너다 보이는 배로 5분정도 소요되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제철을 맞아 온 섬을 뒤덮은 억새와 산책로, 등대, 사방으로 펼쳐진 해안 풍경등은 정말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절경으로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을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한 시간 남짓의 차귀도 탐방을 마치고 4시 50분 정해진 도선 시간에 맞춰 내려오니 한병진 위원장님이 부두에서 혼자 외롭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몸이 불편하여 동행치 못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위원장님께 너무도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4. 수월봉 지질공원(고산기상대)의 석양
해안을 따라 경이롭게 펼쳐진 지질층에 감탄하며 이 십 분 정도를 걸어 수월봉으로 향했다. 수월봉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천연기념물 513호로 지정되어 보호하는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 이며, 세계적으로 그 가치가 인정되어 지질공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신비롭고 특이한 지질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낙조)을 볼 수 있는 곳이란다. 호기심 많은 나에게 이곳은 일주일을 머물러도 좋을만큼 깊은 관심이 끌렸지만 다음 일정이 있는 관계로 그런 호사는 차후로 미루고 기상대로 올랐다. 계획된 다른 행선지가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하나를 생략하고 이곳에서 작가로서의 문학적 시심을 가득 채워 줄 낙조를 관람하기로 했다.
코스 하나를 생략하니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낙조를 기다리며 이영자 제주지부장님의 지인이신 음악가께서 운영하는 정자아래 조그만 까페에서 취향에 따라 차 한잔을 나누며 우리는 잠시 담소를 나눴다.
제주의 기상은 불규칙하여 원하는 모든것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문학광장 가을기행은 참으로 행운이 함께 하는가보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생애 최초, 최고의 완벽한 낙조를 경험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5. 아름다운 문학의 밤은 깊어가고...
모두가 석양에 매료되어 시간을 멈추고 마냥 그곳에 머무르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접고 그림같은 석양을 뒤로한 채 제주의 문인들이 기다리는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미리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던 제주문인들과 함께 지부장께서 직접 운영하는 조박사 샤브샤브에서 정말 맛있고 넉넉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문학행사장인 음악실로 이동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제주 문학의 밤은 임영길 교수님의 문학열강 그리고 우리들의 시낭송과 음악, 재능의 열기로 밤 깊어 가는줄 몰랐다. 특히 제주지부 회원들의 다양한 재능이 펼쳐질 때에는 놀라움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고 짧은 일정의 이번 행사가 너무도 아쉬울 따름 이었다.
숙소에서 입실을 재촉하는 통에 밤 새워 나누고 싶은 문우지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또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정리해야만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향하는 우리 일행은 이때 까지만 해도 이번 제주에서 보낼 첫 날 밤이 어떻게 펼쳐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아름다운 해변의 그림같은 펜션에서 우아하고 근사한 밤을 보내리라 기대했었다. 이름도 아름다운 제주비치 펜션에서 말이다.
6. 반전의 밤
숙소로 이동하는 차는 도심을 벗어나 자꾸만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지나면 멋진 풍광이 펼쳐지겠지" 라는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불안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분명 제주는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인데 바다와는 영 상관 없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게 웬 말인가?
그렇게 30분? 아니 40분 정도를 달렸을까? 네비의 안내에 따라 차를 몰아준 관광버스 여자 기사님도 의아해하는 곳에 버스가 멈춰섰다.
제주비치펜션,
분명 바닷가에 있어야할 근사한 펜션이다. 그런데 왜 알려준 주소대로 왔는데 천지 사방에 불빛 하나 없는 어둠 한가운데란 말인가?
불안감은 이내 현실로 다가왔다.
네비는 정확하게 우리를 숙소에 안내했으며 어둠 저편 희미한 불빛 몇 개 보이는 곳이 우리가 묵을 숙소가 맞았다. 이 상황 이라면 비치펜션은 우리가 알고 있던 외래어가 아니라 귀곡산장의 제주도 방언임에 틀림없었다. 귀곡산장...
(다음 이야기는 3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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