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그래도 아침은 밝았다.
오전 9시40분,
버스는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해 줬다.
그사이 우리는 아침식사가 될만한 식당을 찾아 주변을 헤메고 헤멘 끝에 미니랜드 옆 교래향 이라는 제주 토속음식점에서 서울서 살다 내려 오셨다는 맘씨 좋은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 겨우 해결 할 수 있었다.
버스에는 이영자 제주지부장님께서 바쁜 생업도 뒤로하고 우리를 안내하기 위해 일일이 개인 간식까지 챙겨들고 일찍부터 동승해 오셨다. 짧은시간 우리에게 제주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한 열정과 애정이 넘치는걸 느낄수 있어 너무도 감사하고 이번에 제주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은 아마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으리라.
전날 귀곡산장(숙소)에서 겪었던 일들은 고스란히 우리들의 버스안 이야기거리가 되어 이동 중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뒷담화가 이렇게 즐거운것인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니 이 또한 새옹지마요 전화위복 아니겠는가...
10. 제주, 그보다 더 아름다운사람들...
가을날 아름다운 제주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경험을 공유 한다는건 살면서 그다지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거다. 바쁜 현대에 누구나 삶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혼인지에 들러 제주설화에 대한 해설을 듣고 이슬 내린 국화의 촉촉한 감촉을 직접 손으로 느끼며 그간 꼭꼭 잠겨있던 내 감성의 빗장을 자연스럽게 풀어 놓는 일,
광치기해변에서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두텁게 내려졌던 내 안구의 뿌연 막을 걷어 내는일, 하도리 공원에서 모형 저어새에게 먹이주는 시늉을 하며 사진을 찍는 일, 월정리 해변에서 철 지난줄 모르고 바닷물에 첨벙첨벙 뛰어들며 좋아서 깔깔대는 젊은 친구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는일...
이런 소소한 모든 경험들이 창작을 위한 씨앗이며
내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하나씩 꺼내보며 웃음짓게 할거라는 사실을 알기에 오늘의 모든 순간들을 소중하게 메모리 하고 있다.
평대리 비자림 천년의 숲에서 피톤치드 산림욕으로 도시에서 오염된 몸을 산뜻하게 힐링하고 아름다운 오후의 태양이 눈부시게 비춰주는 함덕해변 서운봉 산책길을 걸으며 탁트인 옥빛 바다를 내려보니 가슴 속까지 파랗게 물들어 오는 느낌에 온 몸으로 전율이 타고 내렸다.
이번 가을 문학기행에 반갑게 맞아주고 세심한 배려로 멋진 시간을 만들수 있도록 알차게 현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모든 바쁜 일들을 뒤로 미룬 채 성심껏 안내해준 이영자 제주지부장님, 특유의 애교와 재치로 시종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신 김란희시인님,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문학의 밤을 빛내주신 제주지부 모든 문인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5 문학광장 가을문학기행을 마치며...
문학광장 기획위원장 문촌 윤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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