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째 비가 내린다.
때늦은 가을 비지만 긴 가뭄에 반가운 비.
절정의 가을을 촉촉하게 적셔주니 그 빛이 더운 선명하고 아름답다.
생애 가장 아름다운 색을 발하며
마지막 태양을 즐기고 싶던 생물들은
몇 안 남은 소중한 시간들을 따사로운 볓 대신 비로 맞이하며
세상과의 아쉬운 인연을 마무리 하는듯 하다.
비와 함께
돌아갈 시간 아쉬움 없이 떠나는 잎들,
좀 더 남아 남은 태양을 보고 가고자 갈망하는 잎새들,
모두 자기의 의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연의 섭리는 경이롭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보았던 일이고
내년이면 또 볼 일이지만
늘 새로움을 주는 이런 풍경들이 그저 아름답다.
비를 예보하는 산만한 바람에도
야물게 버티고 붙어있던 저 잎들도
이비 그치면
한 해 동안 고락을 함께 했던 모태와의 이별를 서두르겠지.
볓 좋은 시절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올해도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채
나의 시계는 그렇게 겨울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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