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차한잔의여유를느끼며....

입동(立冬)

은빛사연 2015. 11. 7. 12:39

입동(立冬)

                                 문촌. 윤덕규

 

하나씩 하나씩

내려 놓는 자연 앞에서

하나씩 하나씩 더 걸치는 내 모습은

초라한 성적표가 마냥 아쉬워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철 없는 아이 같다.

미련 두어봐야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

알면서도 앞은 볼 줄 모르고 자꾸 뒤만 돌아본다.

 

영글은 곡식 주인 찾아간 휑한 들판에서

노동없이 내 빈 곳간만 탓하고 있다

가슴속까지

차가운 바람은 여민 옷을 잘도 헤집고 들어오는구나

거둘때 뿌리지 못함을 아쉬워 한들

때는 늦었음을 알면서도

자꾸 뒤만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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