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차한잔의여유를느끼며....

애피소드

은빛사연 2011. 4. 9. 22:40

부처님을 모시고 봉인사로 달려갔다

손에쥔건 부처님이 아니었다

내손에 들린건 축구공

반사적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아~예

거기 어제 제가 가져다준 축구공 그대로 있나요?

네, 그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휴~ 다행입니다

부처님과 축구공이 바뀌었어요

 

어제밤 축구공이라고

가져다 준 부처님을 찾으러

축구공 보다 빠르게 달려갔다

 

부처님과 축구공을 바꾸고 나서야

봄날 여유로운 병아리들의

삐약 거리는 노래 소리가 겨우 귀에 들어왔다

 

이제는 정말 부처님을 모시고

다시 봉인사로 향했다

여유있게 출발한 하루 일정이

이렇게해서 다시 분주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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