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계절풍

은빛사연 2011. 5. 17. 23:42

                

               계절풍

                                문촌 윤덕규

 

바람이 왜 이리 부는가

비는 또 왜 이리 세차게 퍼 붓는 건가

힘겹게 버티고 선 내 몸은

무얼 잡고 버티란 말인가

지금 내 발 예서 떨어지면

어디로 날아갈지

어디까지 떠내려갈지

알 수 없는 노릇

바람도 야속하고

비는 더더욱 밉다

 

흔들리는 초파일 연등은

지탱해 주는 끈이 저리 믿음직스러운데

비바람 세찬 이 난국에

날 받쳐줄

마른 나뭇가지 하나조차

지니지 못했다

 

꽃잎들

바람과의 사투에 혼비백산

퍼붓는 빗물에 몸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