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차한잔의여유를느끼며....

옷깃 여미며

은빛사연 2012. 11. 7. 19:16

                     옷깃 여미며

                                            문촌. 윤덕규

 

늦가을 내리는 비에 게으른 사람 마음만 바쁘다

분주한 일상에 허둥대며 지내온 시간

널어놓은 알곡들이 비 맞아 싹이라도 움트겠구나

입동 절기에 흠칫 놀라 주섬주섬 챙겨 보지만

알차지 못하고 덤벙 덤벙 지내온 시간이 

짧아진 해 안에 거두기가 수월치 않으니

에혀 또, 마음만 분주할 뿐

몸은 왜 이리 무거운가?

 

에라 모르겠다

가는 대로 가라 하고 오는 대로 맞이하자

바람불면 바람 피하고

비 오면 비 피하며 

오늘은 내 하고픈 대로 하고싶다

오늘은 그저 파고드는 바람 차가우니

단단히 옷깃이나 여미우고

걱정없는 사람처럼

여유나 한번 부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