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서정문학, 봄 세미나(1)

은빛사연 2013. 3. 3. 22:11

아직 그늘진 응달에는 눈이 수북하지만 최근 며칠간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이제 겨울은 다 지나갔구나" 라고 생각하는 3월의 첫날,

1박 2일 예정으로 인천의 옹진군 신도라는 섬의 은혜팬션에서 서정문학의 봄 세미나가 예정된 날이다.

평일인 금요일에 예정된 행사라 미리부터 일정을 맞추기 위해 지난 한 주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2월 28일 저녁에는 남양주에서 해마다 열리는 '화도 독립만세 재현 및 횃불 대행진'이 문화원 주관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행사 참석하고 뒤풀이 하다 보니 술기운이 남은 채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고, 술 때문에 자동차마저 사무실에 세워놓은 터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사무실은 대중교통으로는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아

내 차가 세워져 있는 사무실까지 데려달라고 아내를 꼬드겨 얻어타고 오면서 짧은 이동 간에 또

빠른 길 놔두고 빙빙 돌아가길래 한마디 한 것이 말싸움으로 이어져 별것도 아닌 일로 티격태격......,

 

어쨌거나 그렇게 이동하는 중에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아 마음 급한 유성녀 사무국장은 언제쯤 오느냐고

문자에 전화에 계속 보채고, 거기에 윤송석 발행인님까지 사무실 언제쯤 오느냐고 전화를 하니

내 마음은 더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구리에서 유성녀 사무국장을 태우고 서정사무실로 이동하며 유성녀 국장님이 잠도 못 자고 새벽부터 준비한 떡 한 덩어리로 아침을 대신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행사에 쓰일 앰프와 식기 등 짐을 옮겨 싣고 이번에는 차영미 편집장님이 기다리고

있는 근처의 이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 행사기간 여러 회원이 함께 먹고 마실 음식물과 각종 소모품 등을

사는데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가 이렇게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최주식 회장님은 회장님대로 또 서울역에서 회원들 챙기시느라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이고 있었나 보다. 무엇보다도 오늘 서해의 기상이 좋지 않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로

들어가는 배가 출항할 수 없다는 뜻밖의 소식에 장을 보는 우리까지 불안해졌다.

서울의 날씨로 봐서는 배가 출항할 수 없다는게 이해되지 않았고, 아마도 우리가 도착하는 오후 쯤에는

날씨가 좋아져서 신도로 들어가는 우리여정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으리라는 기대도 했었다. 

 

그렇게 장보기까지 마무리하니 시간은 어느새 11시가 넘었고 초행길인 나는 네이게이션에 삼목선착장을

입력하여 곧바로 출발을 서둘렀다.

휴일이라 강변도로는 조금 정체되는 상황 이었지만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접어드니 길은 시원스럽게 뚫려

큰 어려움 없이 삼목선착장 입구까지 도착했는데, 선착장 인근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이 웬지 심상치

않았다. 서해일원의 기상이 문제였던거다. 역시나 풍랑으로 인해 배가 출항할 수 없는게 확실하다는 것을

이곳에 도착해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운전하는 동안 차영미 편집장과 발행인께서는 계속해서 회장님과

분주하게 전화통화를 주고 받으며 일정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고, 급기야 만약의 경우에 대비했던 을왕리

별빛팬션으로 목적지를 변경하는 결론에 다다랐다.

 

자가용을 이용해 출발한 팀과 서울역에서 전철을 이용해 출발한 팀 모두가 운서역에 집결했다.

이동 중에 점심시간을 맞이했던 일행들은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했고,

주해숙 주간님, 이타린 시인님, 성영희 시인님, 그리고 내가 끌고간 로디우스 등 네대의 승용차에 나눠 탄

일행은 아름다운 해변의 멋진 별장을 기대하며 별빛팬션을 향했다.

그런데 아뿔사...

네비가 고장인지 바다 반대방향으로, 그것두 논두렁길을 가로질러 엉뚱한 산속으로 안내하는건 뭔가?

의외의 안내에 네비게이션을 바꾸라는 편집장님, 네비를 너무 맹신하지 말고 빨리 바다쪽으로 방향을

바꾸라는 발행인님.....,

(근데여, 제 네비게이션 꽤 비싼거거든여...ㅋ)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별빛팬션,

위치는 바다가 아닌 산속(?)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행사를 치루기엔 나름 아주 적합했다.

크고 작은 방 네 개와 주방겸 거실, 다용도실, 화장실 등이 잘 갖춰진 깨끗한 건물, 이정도면 우리의

알뜰한 추억을 만드는데 부족함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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