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망 / 文村.. 윤덕규
내 너를 믿고 간단치 않은 결정을 하였다
아니구나. 믿은 것은 너만이 아니었구나.
너보단 나를 철석같이 믿었기에
그리 큰 결정을 하였으리라
한번 두 번 실망 쌓여 기대치가 작아지더니
역시나 하는 좌절에 이젠 널 믿을 수가 없구나.
아니, 이렇게 포기하는 나 자신이 더 실망스럽다
무능력은 용서해도 무책임은 아니 된다
능력이야 도움 주면 되지만은 무책임은 무엇으로 덮어주리
무책임에 경망함이 합쳐지니 듣는 약이 없구나.
가만있으면 중간인데 어찌 그리 부지런은 하여서
온 천지가 분란인가
이곳저곳 호언장담 모르는 이 희망 충만
얼마 후면 원망으로 돌아오네.
작은 것을 침소봉대 능력을 과대포장
아니 된다 싶으면 돌아서서 불구경
아이에게 칼자루 다치는 건 주변 사람
모든 이가 아는 허물 본인만 모르니
차라리 너는 행복하겠구나.
하기야 그러니 살아가지
뾰족한 수 없으니 세월만 기다리자.
(2009.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