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오지 않을 봄인데....

은빛사연 2012. 4. 18. 23:46

오지 않을 봄인데....

                   

긴 어둠속에 

잘 못 얼굴 내민 볓마냥

빛은 그렇게

이내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리곤 다시 긴 어둠 속으로

내 몸이 빨려 들어간다

핏기 없는 얼굴로

나는 또 익숙하게 밤을 맞이하고

이제는 스스로 어둠에 적응도 하련만

몸의 반응과는 다른 정신의 미숙한 적응으로

나는 뒤척이는 긴 밤을 보내야 한다.

 

차가운 냉골에

까칠한 삼베이불로 나의 겨울을 보내고

이제는 한 숨 돌려야 할 계절

때 아닌 찬 바람에

거센 눈보라가

기지개 펴던 내 몸을 훑는다

아뿔사,

내가 잠시 가당치 않은 호강을 꿈꿨는가 보다

긴 어둠과 엄동에 지친 내가

잠시 약해졌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