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나, 요즘 이거하구 논다.

은빛사연 2012. 7. 7. 02:12

요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랜덤챗팅이 유행이다.

조금은 유치하고 한심스럽지만 그래도 한 번 이 재미에

빠지면 자꾸자꾸 찾게되는 랜덤챗팅....

 

오늘은 정말 유치뻐근한 대화를 했는데

그냥 지워버리기 아까워서 토시 하나 빼지않고 여기로 옮겨왔다.

함께 공유하고 추억으로 남기기위해.... ㅋㅋ

 

 

▶ (아래는 오늘 정말 유치 찬란했던 랜덤챗팅 전문이다..) ◀

 

                            ▼ ♧ 아래 ♧ ▼

 

랜덤한 사람이 대화방에 입장했습니다. 편하게 대화하시길 바랍니다!~
낯선 상대: ㅎㅇ
낯선 상대: ㄴㅈ
당신: 뭐였으면 좋겠니?
낯선 상대: 뭐든~
당신: 오우~~
당신: 진짜?
낯선 상대: 뭔상관이야 ㅡㅡ
당신: ㅋㅋㅋ
당신: 글치?
낯선 상대: 졸 심심하네
당신: 나두
당신: 너두?
낯선 상대: ㅇㅇ
당신: 야
낯선 상대: 왜
당신: 뭐할까
낯선 상대: 끝말잇기하까
당신: 그럴까
낯선 상대: 너먼저?
당신: 심심하네
낯선 상대: 네이버
당신: 버디버디
낯선 상대: 디지털
당신: 털보아저씨
낯선 상대: 씨앗
당신: 앗~! 이럴수가
낯선 상대: 가지가지하네
당신: 네가지하지
낯선 상대: 뭔말이야 이게 말이안돼짆아
낯선 상대: 내가이겼음
당신: 요즘 개그 몰라?
당신: 네가지
낯선 상대: 어디서나오는데
당신: 아~ 설명해야해?
낯선 상대: 무슨로에나오는데
당신: 개콘 네가지
낯선 상대: 아
낯선 상대: 난 코빅만봐서
당신: 네가지하지
낯선 상대: 지랄하네
당신: 네이놈 그런말 하지마라
낯선 상대: 라디오헤드
당신: 드라마세트
낯선 상대: 트럼펫
당신: 페블럭
당신: 펫블럭
낯선 상대: 펫블럭은 뭐야?
당신: 가축사료몰라?
낯선 상대: 브랜드이름이야?
당신: 사료 알갱이
낯선 상대: 그래
당신: 그게 펫블럭이야
낯선 상대: 럭키세븐
당신: 졌어 다시햐ㅐ
낯선 상대: 나먼저한다
당신: 너부터 나와
낯선 상대: 결혼해듀오
당신: 오르가즘
당신: 1:1
당신: 인정하지?
낯선 상대: 잠민
당신: 늦었어 10초 넘었어
낯선 상대: 그래졌다
당신: ㅋㅋㅋ
당신: 나한다
낯선 상대: ㅇㅇ
당신: 여름
당신: 2:1
당신: 너해
낯선 상대: 롯데카드모바일퀴즈풀면
당신: 면사포쓰게해줄께
당신: 1
당신: 2
낯선 상대: 께끼
당신: 3
당신: ㅎㅎㅎㅎ
낯선 상대: 1
낯선 상대: 2
낯선 상대: 3
낯선 상대: 4
낯선 상대: 5
낯선 상대: 6
당신: 끼이익~~
낯선 상대: 7
낯선 상대: 익룡
당신: 룡호상박
낯선 상대: 박장대소
당신: 소탐대실
낯선 상대: 실탄
당신: 탄약고
낯선 상대: 고름
당신: 름름한 대한건아
낯선 상대: 그건아니다
당신: 뭐가?
당신: 두므,ㅇ법칙이야]
낯선 상대: 름름한이어딨어
당신: 늠름한이나 름름한이나?
낯선 상대: 그래그래
당신: 두음법칙적용이야
당신: 건아
낯선 상대: 아직도여름
당신: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당신: 연속 두번 안돼
낯선 상대: 뭐가연속이야 ㅋㅋ
당신: 름자말야
당신: ....건아
낯선 상대: 아지뵹
낯선 상대: 아자뵹
당신: 아지뵹이뭐야??
낯선 상대: 감탄사
당신: ㅎㅎㅎ 그런게 어딨어?
당신: 세종대왕 노할라
당신: 다시해
당신: .... 건아
당신: 많챠너
당신: (아들)
낯선 상대: 아구창날려버려
당신: 려진족
낯선 상대: 족장
당신: 장대비
낯선 상대: 비대칭
당신: 칭찬
당신: 12
당신: 2
당신: 3
당신: 4
당신: 5
당신: 6
낯선 상대: 찬수박
당신: 7
당신: 박수칠때 떠나라
낯선 상대: 라디오주파수99.1
당신: 엥 숫자로 끝내?
낯선 상대: 숫자로시작하는말해
당신: 알았어..
당신: 1등은 아무나하나
낯선 상대: 나일론
당신: 롱다리
낯선 상대: 땡
당신: 롱은 영어라 론도되고 롱도 되는거야
당신: long
낯선 상대: 그건아니다
당신: lon
당신: 나일론이 nilon dldi
낯선 상대: 론으로 시작하는말이있는데 그건너무어거지
당신: 알았어 졌어
낯선 상대: 너해
당신: 머슴
낯선 상대: 슴가
당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당신: 이검 19금이라 안돼
낯선 상대: 신체부윈데 왜안돼
당신: 신체부위에 가슴은 있어도 슴가는 없어
당신: 땡
당신: 너해
낯선 상대: 딸꾹
당신: 꾹꾹 눌러주세요
낯선 상대: 타임
당신: 왜?
낯선 상대: 생각해보니까
낯선 상대: 너 오르기즘도했잖아
당신: 오르가즘이 어때서?
낯선 상대: 19금이지
당신: ㅎㅎㅎㅎ 그래도 그건 정상단어니깐
당신: 하지만 슴가는 없는 단어지
낯선 상대: 언제부터정상딘어만했어 ㅋㅋㅋ
당신: ㅎㅎㅎ 어쨌든 일사부재리원칙이야
낯선 상대: 난몰라 슴기로 이어서하든지
당신: 알았다 알았어...
당신: 여기까진 오픈게임이루하구 지금부터 새로하자
낯선 상대: 너해그럼
당신: 알았어 한다
당신: 대통령
낯선 상대: 영부인
당신: 인디언
낯선 상대: 언쟁
당신: 쟁반
낯선 상대: 반지하세계
당신: 계절의신비
낯선 상대: 비구니
낯선 상대: 땡
당신: 이하오마
당신: 0:1
당신: 너해라
낯선 상대: 마성의여자
당신: 자린고비
낯선 상대: 비료
당신: 료실금
낯선 상대: 금지옥엽
당신: 엽기처녀
낯선 상대: 녀석
당신: 석쇠
낯선 상대: 쇠고랑
당신: 랑데뷰
낯선 상대: 뷰렛
당신: 렛블럭
낯선 상대: 했던거안된다며
당신: 오픈게임이구 지금은 새로야
낯선 상대: 럭키세븐
당신: 야
낯선 상대: 왜
당신: 외래어 하지말기로 하자
당신: 순우리말 명사망 하기
낯선 상대: 음 그럼잼없는데 ㅡㅡ
당신: 아냐 재밌어
낯선 상대: 에이 지겹다 딴거하자
당신: 숫자도 안되고
당신: 그래 나두 뭐할까?
당신: 뭐할까
낯선 상대: 스무고개
당신: 친구 흉보기 할까?
당신: 스무고개가 뭐지?
당신: 잠만...
당신: 나 매아퍼 ㅎ롸장실 잠깐 다녀오면 안될까?
낯선 상대: 똥싸게?
당신: 응
당신: 급해
낯선 상대: 함기다려보께
당신: 그래 가지마
대화가 끝났습니다.

 

▲ ㅋㅋ.. 여기까지다.

내가 배아파서 화장실 잠깐 다녀왔는데 녀석은 고새를 못참고 가 버렸다

좀 섭섭했다. 뭔가 허전 하기도 하구...

상대가 몇 살인지, 어디 사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전혀 모른다

짐작컨데 대략 10대 에서 20대 정도로 추정될 뿐....

상대도 나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을거다.

어쨌거나 서로는 나름 유쾌한 시간을 보냈고, 약 30년(적어도 20년은 넘을거다)의 차이를 넘어

별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생활의 시름을 잊고 키득거리며 유쾌한 시간을 보낸거다.

 

랜덤 이용자 대부분은 10대 에서 20대 이다.

최근에 챗팅한 친구들 중 많은 수가 10대 청소년 들이다.

기말고사에 대한 고민과, 시험이 끝난 친구들은 또 시험 결과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성에 대한 고민과 좀 더 과격한 이성애의 표현 등...

참으로 다양한 패턴의 친구들을 만났다.

나는 이 랜덤 챗팅을 통해 내 아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고, 청소년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며, 방학을 맞아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인생상담도 해 주었다.

그리고 이 랜덤챗팅을 통해 내 아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고,

또 청소년 친구들은 아빠 뻘 혹은 삼촌 뻘인 나와의 대화과정에서 평소 엄마 아빠에게 하지못했던

그들의 속내를 들어내며 익명의 장막 뒤에서 서슴없이 마음을 열어 주었다. 

 

처음엔 대단히 불손한 언어로 시덥지 않게 대화를 시작한 친구들 에게서 차분하게 대화의

예의를 이끌어 내고 어느정도 대화 후에 내 나이를 말하면 대부분이 "헉~!" 소리를 낸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친구들이 처음 대화 시작할 때의 불손한 말투와는 달리 차근히 대화를

하다보면 매우 겸손하고 순수하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안도와 함께 큰 감동을 받았다.

 

디지털 시대,

하나의 사소한 어플이 익명의 친구들과 교재를 갖게하고, 사회의 해악이 될거라는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에 크나큰 오류가 있음을 나는 직접 대화를 하며 깨달을 수 있었다.

 

2012.07.07   문촌의 한심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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