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그대 일어나소서

은빛사연 2015. 7. 28. 23:04

그대 일어나소서...
                  
바람이 몸을 움추리게 하는 밤
낙엽 구르는 소리에 흠칫 놀랍니다
여느때와 달리 이제는
애잔한 음악이 가슴속 깊이 다가옵니다
나는 이럴때 사색즐기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만만히 허용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럴땐 독립투사처럼 용감해져야 한다고
나는 나에게 채칙을 가합니다.
계절은 이미 기회의 말미에 와 있습니다
놓치기 싫습니다
놓쳐서는 안됩니다
내가 못하면 누군가 나를 깨워주길 간절히 원합니다
간신히 힘겹게 눈을 떠 봅니다
아직 희뿌연 안개처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가볍게 눈 부비고
몇번이고 껌벅이면 곧
선명한 풍광을 볼 수 있겠지요

 

이 밤 지나고 흰 새벽오면
그대 일어나소서...
나와 함께 저 맑은 새벽길을 걸어 봅시다
햇살이 창에 퍼지면 때는 늦습니다
부시시 눈 비비고
비틀거리는 걸음 일지라도
함께 걸어 봅시다

 

그대 일어나소서...
새벽 공기는
분명 우리의 덜 깬 잠을
깨워 줄 겁니다.

 

2011 만추에
문촌/윤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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