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흔적/조용한밤에....

가을타는 남자(상념)

은빛사연 2010. 10. 20. 03:10

오늘 난,

이대로 밤을 지새울 것이다

지금 나를 감싸고 도는

이 많은 생각들을

내 작은 머리로 정리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감히 이 밤을

떠나 보낼 수가 없다

아니, 자고 나면 나를 떠날 이 상념을

놓지 않으려는 집착일지 모르겠다

 

찬 바람이 몰고 온

이 버거운 바이러스에

난 여지없이 감염되고 말았잖는가 

 

내가 피할 수 없는

어쩜 내가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를 열병이다

 

고단함에 눈이 무거워져도

머릿속은 잠을 허용치 않는다

약속된 오늘의 일도 풀어야 할 내일의 일들도

이 열병 앞엔 속수무책

 

아! 잔인한 가을이여

면역력 없는

이 황량하고 나약한 가슴을

왜 자꾸 흔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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